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특징과 작동 온도 저하의 필요성
연료전지는 연료와 산화제를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를 발생하는 에너지 변환장치로서, 기존의 발전장치들에 비해 발전효율이 매우 높고 공해물질의 배출이 적어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료전지 중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는 고체산화물, 즉 세라믹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로서 여러 연료전지 종류 중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고 순수한 수소 이외에도 LPG, LNG 등의 기존 인프라의 다양한 탄화수소 연료 사용이 가능하므로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연료전지로 관심받고 있다. 이러한 SOFC의 높은 발전효율 및 에너지효율,연료 선택의 유연성, 연계 발전 가능성 등의 특장점은 통상 800 °C 정도의 높은 운전온도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고온 작동에 따른 높은 소재/제조/유지비용과 빠른 열화에 따른 장기운전신뢰성의 저하가 SOFC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깨지기 쉬운 특성을 가지는 세라믹 소재로 이루어진 주 구성 부품들의 고온 작동에 따른 열-기계적 취약성으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신뢰도를 확보하기 어렵고, 시동-정지-재가동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므로 일반적인 고온 작동형 SOFC를 대형 발전용 이외에 수송용이나 이동용, 휴대용 전원으로 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1].

이에 따라 지난 10 여 년간 SOFC의 작동 온도를 800 ℃ 이하, 더 나아가 600 ℃ 이하로 내리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낮은 작동 온도에서는 SOFC의 구성 소재와 시스템 구성 부품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고, 단열 비용 및 부피, 고온에 의한구성 소재/부품의 열화 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더 나아가 350℃ 이하로 작동 온도를 저하시키면 SOFC의 일산화탄소 전환 효율이 81%에 이르고, 고분자 소재와 상용 시스템 부품을 활용할 수도 있어 소재/부품의 선택폭이 더욱 확대되며 빠른 시동이 가능해진다. 이는 SOFC의 활용 분야를 대형 발전용에서부터 수송용, 이동용, 휴대용 전력원으로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2].
박막 기술을 이용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작동 온도 저하
하지만 SOFC의 작동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전해질의 이온전도도나 전극의 촉매 활성이 지수적으로 감소하여 성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방향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의 연구방향은 낮은 온도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이는 신소재를 이용하는 방향과 SOFC의 구조를 저온 작동에 적합하게 변화시키는 방향이다. 두 연구방향 모두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고성능 신소재는 화학적 반응성 또한 높기 때문에 주변 구성요소와의 정합성과 화학적 안정성 등 실제 응용에 있어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존재하므로, 이미 검증된 소재의 미세구조를 변형하여 저온에서 고성능을 얻어내기 위한 연구에도 많은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은 미세구조 변화의 대표적인 방법은, 전해질의 경우 전해질 두께를 감소시켜 저항을 감소시킴으로써 저온에서 이온전도도 저하를 상쇄하는 것이고 전극의 경우 나노(nm) 구조화하여 표면적과 그에 따른 전극반응면적을 증가시켜 저온에서 감소하는 촉매 활성을 상쇄하는 것이다. 일례로, 그림 2에 보인 것처럼 SOFC의 대표적인 전해질 물질인 이트리아 안정화 지르코니아 (Y2O3-stabilized ZrO2, YSZ)의 경우, 전해질 물질로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면저항인 0.15 Ωcm2 이하를 얻으려면 800 °C에서는 약 65 마이크론 두께 이하, 500 °C로 온도를 저하시키는 경우 1 마이크론 두께 이하면 만족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나 최첨단 소자 기술에 활용되는 박막 기술을 SOFC의 제조에 접목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크게 증가해왔다. 하지만, SOFC로서의 응용을 위해서는 단순히 박막 구조를 만드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SOFC 작동온도로서는 매우 낮지만 박막 구조로서는 매우 높은 온도(300-600 ℃)에서 구조적-성능적인 안정성을 유지시켜야 하므로 박막 기술을 SOFC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은 박막 기술과 SOFC 기술 양쪽 모두에 대해 전문성과 깊은 이해도를 필요로 한다.
박막 전해질을 형성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실리콘이나 유리 기판처럼 치밀한 기판 위에 전해질 박막을 증착한 후, 후면식각을 통해 박막 전해질의 하부를 노출시키고 이후 전극을 전해질의 상-하면에 형성시키는 것이다(그림 3). 이 방법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연료전지에서 연료극의 연료와 공기극의 공기가 전해질을 통과하여 직접 섞이게 되면 전기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연료의 직접 연소가 일어나게 되어 전기가 얻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연소열로 인해 구조가 파괴되므로, 전해질은 연료와 공기가 섞일 수 없는 치밀한 구조를 지녀야 한다. 그런데, 박막증착법으로 형성되는 박막의 구조는 증착되는 표면의 구조를 반영한다. 즉, 박막 증착법을 이용하여 치밀한 박막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증착 표면이 요구되므로 실리콘 웨이퍼와 같은 치밀하고 평평한 기판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명확한 접근 방법이다. 이렇게 치밀한 전해질을 형성한 후, 연료전지로서의 작동을 위해 전해질의 양면에 연료와 산소 기체가 도달할 수 있어야 하므로, 전해질의 아랫면(기판과 닿는 면)은 후면 식각을 통해 기판을 제거하여 반응 기체가 도달할 수 있는 통로를 형성해 주어야 한다. 이후전극 증착을 거쳐 박막기반 SOFC가 완성된다.
이러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스탠포드대, 스위스 연방공대, 하버드대등 여러 연구기관에서 박막 전해질의 두께를 100 nm 이하 수준까지 저감시키고 기존의 SOFC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저온에서의 획기적인 높은 특성을 획득하는 등 많은 선구자적인 연구를 행해왔다. 하지만 이 구조는 SOFC에서 사용되기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전해질-전극으로 이루어진 멤브레인의 두께는 보통 1 마이크론보다 훨씬 얇은데, 이런 얇은 멤브레인이 한 변의 길이가 작게는 100에서 크게는 수백 마이크론에 이르는 뻥 뚫린 공간에 아무런 구조적 지지체 없이 형성되어 섭씨 수백 도에 이르는 작동환경에서 구조적 안정성을 가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림 3에 이와 같은 멤브레인이 온전한 경우와 파괴된 경우의 예를 보였다. 이 기술은 플랫폼의 구조적 불안정성 때문에 획기적인 저온 작동 성능에도 불구하고 실용화에 난관을 겪고 있다.

높은 성능과 구조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박막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술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박막 전해질을 나노(nm)규모의 기공을 가진 전극 위에 형성하여 구조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다. 이는 두가지 방향으로 접근이 가능한데, 처음부터 나노다공구조 위에 치밀 박막 전해질을 형성하는 방법과 전해질을 형성할 당시에는 증착 표면이 치밀하다가 이후 공정에서 기공이 생기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박막 전해질을 형성하는데 있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데, 앞서 서술한 것처럼 박막 전해질의 구조는 증착 표면에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아무리 증착 표면이 나노 다공성 구조라고 하더라도 박막 전해질에 필연적으로 핀홀(pin-hole) 등의 결함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추가적인 공정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증착면 표면에 원자규모로 균일하게 막을 증착할 수 있는 원자층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 ALD)으로 핀홀을 성공적으로 차단한 예가 보고된 바 있다 [6, 7]
두 번째 방법은 본 연구진에서 다년간 개발한 방법으로, 기존의 SOFC의 연료극 촉매로 사용되는 니켈 산화물(NiO)이 SOFC 시동 과정에서 환원되어 니켈 금속(Ni)이 되면서 부피수축으로 기공이 생기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SOFC의 연료극은 일반적으로 전해질인 YSZ와의 열-기계적, 화학적 정합성을 위해서 NiO와 YSZ를 섞은 복합체를 사용하는데, NiO-YSZ 소결체 기판 위에 박막 공정을 이용하여 치밀한 나노구조의 NiO-YSZ 복합체 박막을 우선 형성한 후 그 상부에 치밀한 박막 전해질을 증착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SOFC의 전지의 크기는 센티미터(cm) 수준, 소결체 기판의 미세구조는 마이크로미터(μm) 수준, 박막으로 형성한 구성요소들은 나노미터(nm) 수준의 미세구조를 가져, 다양한 구조 스케일로 이루어진 바 ‘멀티스케일 아키텍쳐’ 박막 SOFC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실험실에서 구현된 멀티스케일 아키텍쳐 박막 SOFC는 박막 전해질 상부의 공기극 또한 공정 온도 및 미세구조 규모의 정합성을 위해 박막 증착으로 형성하여, 소결한 연료극 지지체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박막 증착을 이용하여 제작하는 구조이다.
멀티스케일 아키텍쳐 박막 SOFC의 구성소재는 검증된 SOFC 소재로서, 기존의 SOFC와 동일한 플랫폼과 소재를 사용하되, 전해질의 두께와 전극의 미세구조 규모를 나노~마이크론 규모로 축소하여 성능의 손실 없이 SOFC의 작동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술이다. 기존의 SOFC에 비해서 600 °C 이하 온도에서 3~4배 이상의 출력밀도 향상을 얻었고, 온도의 급격한 변화와 장기 작동에서 박막 SOFC 기술로서는 획기적으로 향상된 안정성을 보였다. 멀티스케일 아키텍쳐 박막 SOFC는 재현성이 뛰어난 박막 기술의 특성을 살려 저온 구동형 SOFC를 신뢰성있게 연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면적이 제한되는 후면식각 멤브레인과 달리 구조적 견고성을 가지므로 제작 면적에 제한을 받지 않아 적합한 증착장비를 활용하면 대면적 박막 SOFC 제작도 가능하다 [8].
또한 멀티스케일 플랫폼 기술은 구조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통상적인 SOFC 소재 뿐 아니라 신규 소재의 활용도 가능한데, YSZ 이외에도 다양한 고성능 산소이온 전도체 뿐 아니라 수소이온을 전도하는 세라믹(프로톤 세라믹) 소재를 이용한 세라믹 연료전지의 제작도 가능하여 최근 크게 주목받았다 [9]. 특히 이종 물질의 다층구조를 박막 증착 기술을 이용하여 공정 조건의 제약을 적게 받으면서 형성할 수 있으므로, 각종 이종 소재가 결합된 SOFC의 형성도 가능하다 [4].
맺으며
SOFC의 작동 온도를 낮추면 지금까지 SOFC 기술발전에 가장 큰 장애요소로 작용해온 소재 및 부품의 고온 열화문제를 극복하여 궁극적으로는 SOFC 기술의 신뢰성과 경제성 확보를 통한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SOFC의 응용범위를 고출력-고효율 소형 전력원이 필요한 새로운 범위로 확대하여 SOFC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박막 공정기술을 포함하는 새로운 혁신기술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를 통해 기존 소재기술들의 한계요인을 극복함은 물론 기존 공정보다도 훨씬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공정개선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SOFC 작동온도에서의 박막 구조의 열-기계적 안정성을 고려하지 않은 박막 기술의 도입은 때로 매우 성급하며, 종종 성공적이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박막 기술과 SOFC 기술 모두에 대한 주의 깊은 연구와 이해를 통해 박막기술을 SOFC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킬 때 SOFC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1] 윤경중, 이종호, 손지원, 김병국, 제해준, 이해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Solid Oxide Fuel Cell) 스택 (Stack)의 신뢰성과 경제성 향상을 위한 세라믹재료기술의 중요성’, 세라미스트지 15(3), 14 (2012).
[2] E. D. Wachsman and K. T. Lee, Science 334 (6058), 935 (2011).
[3] B. C. H. Steele and A. Heinzel, Nature 414, 345 (2001)
[4] J.-W. Son, ‘Metal Oxide Thin Film-based Low-temperature-operating Solid Oxide Fuel Cell by Interface Structure Control’, Chap. 15 in Metal Oxide-Based Thin Film
Structures: Formation, Characterization and Application of Interface-Based Phenomena (Eds: N. Pryds, V. Esposito), Elsevier, 2017
[5] 손지원, ‘박막-나노기술 기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기술’, NICE지 29(3), 366(2011)
[6] C.-W. Kwon, J.-W. Son, J.-H. Lee, H.-M. Kim, H.-W. Lee, K.-B. Kim, Adv. Funct. Mater. 21, 1154 (2011)
[7] I. Chang, J. Bae, J. Park, S. Lee, M. Ban, T. Park, Y. H. Lee, H. H. Song, Y.-B. Kim, S. W. Cha, Energy 104, 107 (2016)
[8] 손지원, 홍종섭, 김형철, 윤경중, 이종호, 김병국, 이해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 개발 동향 및 저온 구동형 SOFC 연구 방향 소개’, 재료마당 29(4), 44 (2016)
[9] K. Bae, D. Y. Jang, H. J. Choi, D. Kim, J. Hong, B.-K. Kim, J.-H. Lee, J.-W. Son, J.H. Shim, Nat. Comm. 8, 14553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