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싶었습니다

신현우 동문님, 반갑습니다. 서울공대지 독자이신 동문들께 간단히 현재 동문님의 근황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기업을 경영하는 CEO 역할이라 주로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부득이 회사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올 해는 현장경영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엔진 공장이 있는 창원에서 생산현장을 가까이 서 지켜보고 직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도 경영인이기 전에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현장과 같이 호흡하고 교감하기 위해 나름 힘쓰고 있는 중이죠. 또한 밖으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미주, 구주로 해외출장을 다니며 고객을 만나 는 일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국 판버러 에어쇼, 프랑스의 유로 사토리를 비롯한 해외 전시회에 참석하여 우리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첨단 기술과 우수한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1983년에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진학하셨는데 당시 기계공학을 선택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중학교때 까지는 의과대학 진학을 목표로 가지고 있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진로를 다시 고민하는 과정에서 평소 기계장치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 졸업 후 기업에 취업을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취업기회가 다양한 기계공학과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시절의 생각나는 은사님이나 동료, 선후배가 있으신지요?

유체역학을 가르치신 유정열교수님께서 저의 결혼주례를 서 주셔서 스승님이시면서 결혼과 연관된 인생의 멘토가 되어주신 것에 항상 감사드리고 있고, 특히 유체기계를 가르치신 강신형교수님께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신인 삼 성테크윈의 가스터빈 자문교수님으로서 활동을 수년간 하시다가 지병으로 작고하시면서 이별을 하게 된 것이 가장 안타까운 기억입니다. 제가 테크윈 대표이사로 부임하자 단둘이 이야기 좀 하자고 하시고는 한국에서 제대로 가스터 빈을 하려면 테크윈을 인수한 한화 그룹에서 긴 안목을 갖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간곡히 말씀해 주셨고, 그 말씀이 유 훈이 되어 지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는 국내최초로 중소형급 비행체의 독자 터보팬엔진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졸업 후 한화에 입사해 30년 넘게 한화그룹 내에서 방산부문에 재직하고 있는 방산 전문가이신데 방산전문 가의 길을 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요?

학부 동기 중에 졸업 후 국방과학연구소로 진로를 택한 친구들도 몇몇이 있는데 저도 방위산업에 관심이 있었고, 지도교수님께서 한화를 추천해 주셔서 면접을 보고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지만 실무 엔지니어로서 일을 배워가면서 방위산업분야가 매우 흥미롭고 성취감도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일을 통해서 국가 사회에 기여한다는 강한 자부심까지 갖게 되면서 점점 더 몰입하게 된 것 같습니다. 과거 미국이나 유럽, 이스라엘 기술을 돈 주고 사서 방산장비를 개발하던 데서 탈피하여 현재는 세계최고수준의 방산 장비 및 기술을 확보해 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해하고 계시겠지만 한 국가의 국 력은 경제력 뿐만 아니라 군사력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뿐 입니다. 세계가 경제공동체로 묶여 있는 것같 지만 국가의 경제이익에 의해서 무력충돌의 위험은 상존하기 때문에 대북 군사억지력차원을 넘어서 우리의 후손에게 까지 안정된 국가를 보장하려면 우월한 방위산업역량으로 국가안보가 유지,발전되어야 합니다.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계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가스터빈 엔진 창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각종 전투기 및 가스터빈 엔진 제작을 도 맡아 온 대한민국 유일의 글로벌 항공엔진 전문기업입니다. 지난 4월1일에는 ‘항공기 엔진 글로벌 No.1 파트너’라는 비전을 선포하면서, ‘한화테크윈’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새롭게 사명을 바꾸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을 생산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에 는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에 이어 2020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위성발사체 'KSLV-Ⅱ'사업에도 참여하 며, 액체추진엔진, 터보펌프, 각종 밸브류를 제작하는 등 항공 엔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회사는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을 통해 항공 엔진 부품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GE와 프랫 앤 휘트니(P&W), 영국의 롤스로이스(Rolls-Royce) 등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 메이커들과 국제공동개발 사업(RSP, 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을 수행하는 등 항공업계에서 그 위상을 강화해가고 있습니다. 현재 여객 수요, 물동량 증가로 인해 글로벌 항공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앞으로 한화에어 로스페이스는 세계 3대 엔진 메이커들과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글로벌 항공 엔진 전문 기업으로 더욱 발전해 나 갈 계획입니다.

※ 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항공기 엔진의 개발, 양산, After Market까지 사업의 Risk 및 Revenue를 참여지분만큼 배분하는 계약 방식. 독일, 영국, 일본 선진업 체들의 항공엔진 사업수행 형태.

 

말씀하신 항공엔진사업관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잘 해오고 있거나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들은 어떤 분야입니까?

항공 산업은 크게 항공 운항사업, 제조사업, 정비산업으로 나뉘며 그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 엔진 제조사 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당사의 항공 엔진 제조산업은 전투기용 엔진 정비사업을 필두로 내수 방산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해왔으며 지속적으로 수출을 확대해가는 추세입니다. 항공 엔진 제조사업은 특히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미국의 GE와 프랫 앤 휘트니(P&W), 영국의 롤스로 이스(Rolls-Royce) 등 몇몇 엔진 완제품 제조사가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은 현재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15위(매출기준) 수준이나, 세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일정수준의 설계/개발 기술은 확보한 상태이며, 고온고압 회전체 부품 및 모듈, 중소형급 엔진 개발 능력 보유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력을 높여 나아가는 중입니다.

 

올해 또는 근래에 크게 염두에 두거나 계획하고 구상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우선 방위산업과 관련하여서는 한화그룹이 3년전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를 인수하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 있고, 2년전 두산DST를 인수하여 한화디펜스로 재편한 바 있는데 기존의 한화방산부문과 함 께 기술적, 사업적, 인적 시너지를 창출하여 세계최고의 방산장비를 우리군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INTERVIEW 만나고 싶었습니다 14 그러나 국내방산사업은 구조상, 예산 상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속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세계시장 진출이 필 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한화는 레이다, 탐색기, 센서 및 통신장비와 기동화력장비, 유도미사일 및 각종 탄약, 항공기 및 함정용 엔진을 생산 하고 있어 구매자가 희망하는 맞춤형 무기체계를 제공할 수 있는 Total Solution Provider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 세 계에서 몇 안되는 방산종합회사로서의 위상을 갖추고 있습니다. 에어로스페이스사업 관련하여서는 최근 사업이 착 수된 차세대전투기 KFX의 엔진을 성공적으로 국산화 개발하는 것과, 앞서 언급한 중소형급 비행체의 터보팬 엔진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구요, 특별히 금년 10월 발사예정인 KSLV-2(누리호) 축소형발사체 의 75톤 액체추진기관을 성공적으로 제작해서 향후 KSLV-2(누리호)가 엔진을 포함하여 발사체까지 한국의 기술로 써 발사를 성공하는데 일조하고자 세심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요즘 중국의 추격도 무서운데요, 4차산업혁명의 도래와 같은 급변하는 산업환경 하에서 우리나라 항공. 방 위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할까요?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중국은 이미 선진사의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민수여객기 제작분야에 있어 자체개발 여객기를 도입함으로써, 미국의 보잉(Boeing) 사와 유럽의 에어버스(Airbus) 사가 철옹성을 쌓고 있는 여 객시장에 도전을 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장착엔진까지 개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중국의 성장에는 중국만이 할 수 있는 무기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세계 최대의 내수시장을 보유했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중국정부의 강력한 후원이었습니다. 기술개발을 위해 뚜렷한 국가계획 아래 자국 내 유수 해외기업 유치와 20여개 대학 및 200 여개 기업의 컨소시엄, 대규모 항공산업단지 조성이 그것입니다. 국내 환경과는 차이가 있지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엔진핵심부품 및 모듈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중소형 항공 기엔진 독자개발능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첫 번째로 안전이 최우선 시 되는 항공시장에서 세계 최고 품질의 정밀제조기술 보유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며, 두 번째는 글로벌 사업에 공동 참여 할 수 있도록 설 계능력의 확보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소재기술의 개발을 통해 고강도-초경량의 소재가 요구되는 항공시장을 선 도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국가시스템 차원의 중장기적 기술개발 로드맵이 일관성과 지속가 능한 액션플랜이 수반되어, 산학연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서 추진되어야 합니다. 또한 방위산업의 경우 대북관계 개선 전망 등 군사위협에 대한 관점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대북 군사력 억제 차원의 방산 투자가 이루어져 왔다면 향후에는 주변국과의 군사력 균형까지도 고려한 국방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므로 중장거리 감시정찰 및 타격 무기체계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제한된 국내 내수시장을 벗어나서 그동안 축적된 우수한 무기체계 개발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방산제품의 수출 을 강화해야 합니다. 고 신뢰성을 필요로 하는 우리군을 위해 제공했던 최첨단 무기체계 관련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 여 세계각국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응하여 맞춤형 방산제품을 수출한다면 대한민국 방위산업도 글로벌 강자의 위 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 100대 방산기업에 국내기업은 4개회사가 포함되어 있고, 한화그룹은 현재 20위권에 속해 있습니다만, 2025년까지는 세계 10위권을 목표로 수출전략을 드라이브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향후 생각하시는 중점적인 투자 계획은 무엇인지요?

먼저 원가 경쟁력 개선 및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해 해외공장 설립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 첫 걸음으로 올해 베트 남에 신규공장을 준공하여 운용 중에 있으며, 후속 시설확충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또한, 보유시설의 질적 개선을 위 한 Smart Factory 구현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Smart Factory는 생산 자동화 및 제조 상황의 데이터화를 통해 제조 효율을 관리 개선하는 시스템으로, 한화는 국내 신축 공장에 시범 적용하였으며, 기존 및 해외 공장에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신규 개발 항공엔진의 국제공동개발 사업(RSP)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최근 프랫 앤 휘트니(P&W)사 와의 Single Aisle(단일통로) 항공기용 GTF(Geared Turbofan)엔진 사업에 참여하는 등 해외 주요 엔진제작사와 협 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매출신장은 물론이며 기술적 성장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발 및 기 술을 포함 각 분야의 유수한 인재들에 대해서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공대가 산학협력으로 한화와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이 있을지요?

항공용 가스터빈엔진 개발은 High-Technology와 고도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 분야로서 소재, 해석, 제작, 검증 등 수많은 요소기술과 시험 평가기술, 시스템 통합 기술 등 전 분야의 기술역량이 같이 성 숙되어야만 제대로 된 개발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개발특성으로 인해서 기업체 단독으로 개발을 하기에는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그러므로 산업계, 학계, 정부간의 협력체계를 통한 장기적인 산업의 생태계 구축은 항공 엔진 산업의 지 속성장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NTERVIEW 만나고 싶었습니다 16 특히, 시뮬레이션 및 각종 시험평가 기술은 기업체 단독으로 수행하기에는 그 종류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산학연 혹 은 산연 협력 형태로 산업체의 제품개발 역량과 학교의 요소기술 역량을 잘 접목을 시키는 것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되며 서울대가 보유하고 있는 인적 역량 및 설비역량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면 한화에어로스 페이스에서 향후 추진하고자 하는 개발에 뿐만 아니라 국내의 가스터빈엔진 기술 내재화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 로 생각됩니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파워시스템과 함께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와 가스터빈 및 유체 기계 에너지장비 기술협력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설립하여 과제협력수행 및 인재양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과대학은 사장님과 같은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교육목표로 삼고있습니다. 물론 산업계뿐만 아니라 학계와 사회 전반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변화가 워낙 빨라서 ‘지금 배운 것을 졸 업하면 써먹지 못할’ 정도입니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리더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어떤 준비를 더 해야 하는지, 학교가 중점을 두고 육성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의견을 부탁 드립니다.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는 지금 시대에, 대학교에서 모든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대학에서는 학교 졸업 이후에도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학습해 나갈 수 있는 기본역량을 키우는데 집중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해 전 한국을 방문한 GE 이멜트 前 회장도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학습 민 첩성(Learning Agility)이 매우 중요한 시대적 요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새로운 기술들을 경험 하면서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민첩성이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역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학습 민첩성은 시스템적 사고를 기반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시스템적 사고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엔지니 어, 프로그램 설계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모든 기업 활동 속에 꼭 필요한 핵심 요소 입니 다.기업들과의 다양한 협업과제 수행 및 산학 장학생 교류를 통해서 학부나 대학원생들이 기업의 Needs와 생리를 이 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단순한 최적화와 효율 극대화가 아닌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건으로 일부분에만 집착하지 말고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관찰하는 거시적 안목을 키우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앞 질문에 이어) 동문으로서, 그리고 기업의 경영인으로서 서울공대의 교육과 관련하여 바라는 것은 무엇 입니까?

도래하는 4차 산업 혁명시기는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기술상의 변화로 사회와 경제, 문화, 교육 등 산업사 회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현대 사회는 여러 학문을 융합하여 새로운 학문을 만들고 있으 며 이것은 생각지도 못한 신기술과 다양한 직업을 탄생시켰습니다. 이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4C(Commitment, Collaboration, Creativity, Communication)의 역량을 두루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유연한 사고를 통해 틀에 박힌 사고에 갇혀 있지 않고, 자유로운 창조적 사고와 소통, 그리고 융합 능력을 갖춘 자만 이 미래 사회의 핵심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와 같은 주입식 교육은 한계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단순 지 식을 터득하거나 기억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갖추어 새로운 상황이나 맥락 속에서 지식을 활용하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 주는 실질적인 역량 중심 교육으로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런 점진적인 변화에서 학생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커리큘럼이 아닌 개인 스스로 본인의 학습 방향을 설계 하는 디자이너 역할을 습득할 것이며, 이는 보다 명료한 학습의 효과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또한 최근 외자녀 가족이 많아지면서 개인 역량은 뛰어나지만 남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 다. 보다 멀리 도약하기 위해서는 함께 힘을 합쳐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팀웍의 중요성이 강조 되고 있습니다. 개 개인의 역량 합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내는 시너지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D School(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더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화는 우리 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한화가 바라는 인재상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서울대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지적 역량에 대해서는 검증이 됐다고 볼 수 있는 우수한 재원들입니다. 그러나 기업은 재능만을 보고 인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화 그룹은 신용과 의리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 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 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화의 인재상은 한화 구성원이 갖춰야 할 핵심가치인 도전(Challenge), 헌신(Dedication), 정도(Integrity)에 부합하고 이를 행동원칙으로 실천하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즉 도전적이며 헌신적 이고 정도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면 우리 학생들 누구나 한화의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님께서도 최근 세상이 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도덕적 가치 기준은 더욱 높아지고 있고 정도경영은 한 화의 지속성장을 위해 한 치의 양보와 타협도 있을 수 없는 부분이라며,“장수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지만, 기업은 신용을 걸어야 한다. 이익을 남기기에 앞서 고객과 의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하시고 있습니다. 국내 10대 기업 중 최근 3년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기업으로써는 한화가 독보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화는 소프트 파워 경쟁력을 바탕으로 혁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재를 찾고 있습니다. 10년 후 미래시장에서도 통 할 혁신역량을 바탕으로 사업구조의 선진화를 이끌며 미래 성장 전략을 고민하는 인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인재, 끊임없이 고민하고 학습하며 소통하는 인재라면 고민하지 마시고 한화에서 여 러분의 꿈을 펼쳐 보시기 바랍니다.

 

한화에는 우리 서울 공대 동문들이 많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잘 하고 있는 면은 당연히 많을 테니 접어두 고, 동문님이 보실 때 특히 후배 동문들에게 어떤 면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 기회에 우리 동문들 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각자의 개성과 보유한 역량이 모두 다르기에 특별히 동문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부족한 면을 꼽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서울대 동문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혜택을 받고 차별화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미래를 위해 자신을 갈고 닦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꿈은 노력하는 자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본 인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항상 준비하는 후배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한 기업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로서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리더의 자질은 무엇이신지요? 또, 구성원들에 게 강조하시는 것들은 어떤 부분인지요?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에 있어 정답은 없는 것이고요, 글로벌 유수의 리더들이 다양한 제언을 하고 있는데 저 개 인적으로는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바로 경청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회사에 서 조직 리더들에게 늘 하는 얘기 입니다만 경청의 청(聽)이란 의미는 귀(耳), 왕(王), 열개(十), 눈(目), 일(一), 마음( 心)으로 조합된 글자로서 왕처럼 커다란 귀, 상대를 응시하는 열 개의 눈, 상대와 하나되는 마음이 있어야 진정한 경 청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청이야 말로 다양한 산업에서 아이디어를 융합할 수 있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중요한 요건이라고 생각 합니다. 경청을 통해 자신의 독선적인 고집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상대방과 소통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라는 생 각을 가지고 취임 이래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구성원들과의 격의 없는 수 많은 간담회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문님께서 세상을 살아오면서 가지게 된 좌우명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의 인생 좌우명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은 “진인사 대천명” 입니다. 많이 인용되고 평범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말입니다. 되짚어 보면 가정생활, 학업, 회사생활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가장 뼈저리게 느낀 삶의 원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요행을 바라지 않습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끈기를 가지고 버텨낸다면 그 결과는 매우 달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일 관련한 경험으로서 엔지니어 시절부터 사업책임자에 이르기 까지 수 많은 사업을 리딩해 보았지만 어떤 사업들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개발성공 후 최초 양산을 시작하는데 10년, 12년, 14년이 걸린 사업도 있었습니다. 지금 회상컨데 그 당시 그 오랜시간을 참아주고 기다려 준 회사가 고맙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 과정은 정말로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들이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버텨냈을 때 대부분의 사업이 성공하여 회사에 기여하게 된 소중한 경험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성공의 체험들이 지금도 저에게 끈기와 몰입을 주문하고 있고, 추진 과정의 도전과 역경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1983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입학하였다. 1987년 한화에 입사해 30년 넘게 한화그룹 내에서 방산부문에 재직하고 있는 방산 전문가다. 한화 그룹에서 지주회사인 (주)한화의 방산부문을 제외한 그룹 내 방산사업 전체를 사실상 이끌고 있다. 또 2016년 6월에는 두산으로부터 인수한 한화디펜스(전 두산DST) 대표이사를 맡아 한화그룹에 안정적으로 자리잡도록 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K9자주포 생산을 전담하는 사업부 문을 ‘한화지상방산’으로, 에너지장비와 산업용장비, 방산전자 사업부를 ‘한화파워시스템’과 ‘한화정밀기계’, ‘한화시스템’ 등으로 물적분할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시큐리티 사업을 물적분할해 비상장 자회사(현 한화테크윈)로 두고, 항공기 엔진사업을 주력으로하는 존속 법인은 한 화에어로스페이스라는 사명으로 정식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