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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보행 보조…방호복으로 변신하는 소프트로봇…

 
서울대연구소 10여개 과제 수행
뇌졸중 환자 보행 보조…방호복으로 변신하는 소프트로봇…

 

무릎을 들어 올릴 차례가 되자 종아리 앞뒤에 부착된 인공근육에서 자동으로 공기가 빠진다. 다시 발을 내딛자 종아리 앞뒤 인공근육에 공기가 차오른다. 로봇에 장착된 센서들이 데이터를 보내 환자가 발을 디디거나 올리는 행동을 미리 감지한다.

박용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사진) 연구실이 개발한 보행보조 소프트로봇인 ‘LIRO’가 작동하는 원리다. 편마비가 온 뇌졸중 환자들의 보행을 보조하는 로봇이다. 천과 3차원(3D) 프린터로 제작한 소재로 만들어져 환자가 넘어지더라도 충격을 최소화한다.

2016년 설립된 서울대 소프트로봇 및 바이오닉스 연구소에선 10여 개의 소프트로봇을 개발 중이다. 석·박사과정 학생 22명이 소프트로봇 개발과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연구소의 또 다른 대표 소프트로봇은 선택적 가변강성 웨어러블로봇(SSG)이다. 두께가 1㎝ 남짓한 체크무늬 옷감에 전원을 연결하자 순식간에 거북이 등처럼 딱딱해진다. 전원을 빼자 다시 부드러운 옷감으로 되돌아온다. 이 로봇을 옷 위에 덧대면 유사시 몸을 보호할 수 있고, 장갑에 부착하면 강한 힘을 가할 수 있다. 이 로봇을 연구한 최인락 연구원은 “로봇을 소방복에 적용하면 평소엔 활동에 제약이 없지만 건물에 진입할 때는 파편이 떨어져도 의복이 딱딱해져 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손동작과 움직임을 인식하는 인공 피부형 특수장갑도 연구소의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다. 얇은 실리콘 장갑 내 액체금속이 전기저항 변화를 감지해 착용자의 손가락 움직임을 파악한다. 특수제작한 인공근육을 붙이는 방면으로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가상환경에서 만난 사람과 악수를 나누면 온기와 촉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연구소는 LIRO 상용화를 위한 정부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임상을 담당하고 민간 로봇 업체인 네오펙트가 상용화와 관련한 시장 조사를 맡았다. 연구소에선 동력원의 크기를 줄이는 등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박 교수는 “착용했을 때 안전하면서도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 등 지금까진 로봇을 두고 하지 않았던 고민이 무궁무진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출처 :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10454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