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소식

[피플] "문과생도, 변리사도 AI전문가 문제없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세상 바꿀 데이터활용법 모색
구글·SK하이닉스와 산학협력

"컴퓨터 언어도 하나의 언어…
논리적 흐름 짤 땐 오히려 강점"

 

  • 우수민 기자
  • 입력 : 2021.11.23 04:01:02

 

 

"데이터 과학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

이 같은 담대한 비전을 갖고 지난해 3월 개원한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이 정원 확대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22학년도 전기 신입생을 모집을 앞두고 석사 80명, 박사 30명으로 정원을 두 배 늘리기로 한 것이다. 대학원을 이끌고 있는 차상균 원장은 "기존 컴퓨터공학과와 달리 우리는 이른바 ABC(인공지능·빅데이터·컴퓨팅)가 핵심"이라며 "단순히 기술을 넘어 다양한 도메인 지식을 갖춘 인재가 각자 문제의식을 데이터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철학을 갖고 교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에는 문과생부터 금융기관·정보기술(IT) 기업 출신까지 다양한 전공과 경력을 가진 원생들이 모여 있다. 변리사 출신으로 석사과정에 입학한 채규욱 씨는 "특허청 기술 데이터베이스에서 몇 개만 추려도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한 사람이 전문지식을 갖고 관련 기술을 전부 조사해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다 보니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출신의 박사과정 재학생 남기성 씨는 "다량의 데이터를 보유한 기관이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대학원에서 여러 토픽을 접하며 지금은 한국인의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질병과 유전자 간에 연관 관계를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원생들이 모인 만큼 연구 주제도 폭넓다. 1970~1980년대부터 축적된 축구경기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전술이나 선수들의 페이스를 분석하는 식이다.


구글, SK하이닉스, 서울대병원과 같은 외부 기관과 산학협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장지수 씨는 "SK네트웍스와 함께 '식기세척기의 클린 퍼포먼스 향상'을 주제로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며 "물의 흐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음식물 타입을 예측해 식기세척기의 행적을 변화시켜 어떻게 더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을지를 다뤘다"고 말했다.

원생들은 문과생들도 충분히 커리큘럼을 따라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최현준 씨는 "문과생이었지만 컴퓨터 언어도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하니 마음 편하게 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문과생들이 수학·컴퓨터 지식은 당장 부족해도 논리적 흐름을 짜는 데 강점을 보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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