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소식

강의실에 교수 동선 추적 카메라, 재택수강생 얼굴 띄우는 대형 모니터

강다은 기자 

2021.10.18 03:00

서울 동작구 숭실대 경영대학의 한 강의실 뒤 벽면엔 가로 10m, 세로 1.5m의 휘어진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지난 6일부터 대면 수업을 재개한 숭실대가 ‘대면·비대면 혼합 수업’을 위해 마련한 강의실이다. 지난 15일 ‘E-비즈니스’ 수업을 맡은 조용원 교수가 강의실에 들어서자 실내에 20여 명, 화면에도 20여 명의 학생이 보였다. 집에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출석한 학생들도 마치 강의실에 있는 것처럼 대형 모니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조 교수는 수업 중간중간 모니터 속 학생들을 바라보며 ‘하이브리드(혼합·hybrid) 강의’를 진행했다.

숭실대 경상관 `스마트 강의실`.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기 위해 카메라와 10m짜리 대형 모니터 등을 갖췄다. /숭실대
 
숭실대 경상관 '스마트 강의실'.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기 위해 카메라와 10m짜리 대형 모니터 등을 갖췄다. /숭실대

코로나로 비대면 원격 수업이 보편화하면서 대학 강의실 모습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수업 촬영·녹화가 가능한 첨단 방송 장비는 기본이고, 화상회의가 가능한 대형 모니터도 여러 대씩 마련되고 있다. 각 대학들은 마치 방송국처럼 스튜디오, 편집실도 점차 늘리고 있다.

서울대는 최근 공과대학에 ‘무인(無人) 추적 화상 강의실’ 3곳을 갖췄다. 천장에 달린 카메라가 교수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포착, 좌우로 움직이며 촬영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카메라 촬영을 위한 조교나 직원이 들어왔는데 이를 무인화한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18일부터 대면 수업을 확대하지만 자가 격리, 백신 접종 등 여러 이유로 비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어 수업 촬영이 점차 필수가 되고 있다”며 “조교가 수업을 촬영하는 건 인력 낭비라 무인 추적 카메라를 도입했고 이를 계속 늘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경남대·부산대 등은 학생 5~6명이 조(組)별로 수업을 들으면서 강의 자료를 개별 모니터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강의실’을 올해 새롭게 구축했다. AR·VR(증강·가상현실) 등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강의실도 등장하고 있다. 강현구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장은 “조만간 학내에 AR, VR 스튜디오 두 곳을 열 예정”이라며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생활이 일상화되기 전에 학생들이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실제 장비를 체험하면서 실습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1/10/18/ENGMTM5FBNCV3F5K3LF2FFJCLU/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1/10/18/ENGMTM5FBNCV3F5K3LF2FFJC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