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싶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박재현 사장

 

 

 
 
Q1. 반갑습니다. 서울공대 독자 동문분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박재현입니다. 저는 1986년 토목공학과에 입학해서 90년에 석사 과정, 92년에 박사 과정에 입학했습니다. 학위를 받은 건 98년 2월입니다. 이후에 2000년에 교수로 가기 전까지 15년 정도를 관악에서 생활했습니다. 토목공학과에 입학해서 토목과 관련된 연구 쪽에 관심이 많았고 인제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20년 정도 했습니다. 올해 초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Q2. 토목공학을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고등학교 선배의 추천이 컸습니다. 선배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해서 입학을 하게 되었는데 제 성격, 성향과 상당히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옛날에는 학과에 대해서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저도 학과에 대한 소신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학을 전공하면 어느 과나 상관없이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대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역학을 주로 다루는 토목, 건축, 항공, 조선, 기계 분야와 재료 계열의 화학공학이나 재료, 금속, 그리고 전산 쪽인 컴퓨터, 전자공학 계열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역학을 공부하면서 저와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제가 가지고 있는 적성과 배우는 과목들의 배경이 잘 맞는 것 같아서 박사 과정까지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진학 선택의 중요한 원인은 선배들이었는데, 선배들이 어떤 길을 가는지 보여주고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토목공학과는 크게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교수나 연구직, 그리고 설계나 시공을 하는 업계 쪽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공무원 쪽으로의 진출은 많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기술직에서 토목공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큽니다. 공기업에서도 특히 건설 관련 공사로의 진출 기회가 많았는데 이쪽으로 선택을 많이 안 했던 것 같아요. 대부분이 연구직이나 교수 쪽으로 많이 진출했습니다. 시공사도 조금 가기는 했지만, 현재 동기들도 연구소에 종사하는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Q3. 학창 시절의 추억이나 생각나는 은사님이 계신가요?
수업 때 정말 열정을 느꼈던 분이 신영기 명예교수님이신데요, 그분의 강의는 정말 열정이 있으셨고 인상 깊었습니다. 2학년, 3학년 때 교량 관련된 강의를 들었는데 정말 실력도 좋으셨을 뿐만 아니라 교량을 설계해 나가는 공학자로서 자신감, 자부심이 굉장히 크신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은사님으로 모신 분이 선우중호 총장님이십니다. 총장님이 공대 교수로는 첫 번째로 서울대 총장을 하셨습니다. 대단한 분이셨죠. 그분의 제자로 배웠던 것들이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고, 학업을 하는데 있어 그분의 조언이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연구 방향이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을 때 하나씩 팁을 주시는 부분들이 저에게는 중요했습니다.
 

그 외에도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통해서 저는 좋은 영향들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가르침과 그 분들을 따라가려고 노력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Q4.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으로 취임을 하게 되셨는데, 결정적인 결심이나 계기가 있으신가요?
이번 정부의 중요한 정책 아젠다(의제) 중 하나가 물 관리 일원화였습니다. 물 관리 일원화를 이루어 나가는 데 있어서 환경부가 정책적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실질적으로 물을 관리하는 손과 발이 되는 집행기관은 한국수자원공사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물 관리 일원화 정책에 따라서 새롭게 전략들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새로운 미래 비전을 가지고 한 번 더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사장이 된다면 이런 부분들을 꼭 해 보고 싶다’라는 열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제가 사장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되었습니다. 기후 변화라는 키워드는 정책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줍니다. 특히 물 정책에서 기후 변화와 관련하여 가장 쉽게 이야기하는 부분은 극한 홍수와 가뭄 등 물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옛날부터 국가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물을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물이 뭐 어렵겠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가 그 만큼 잘 관리하고 있는 것이지, 물을 관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만큼 많은 국가적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죠. 기후 변화와 맞물려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물 관리 일원화를 하겠다는 정부 정책과 물 관리 일원화를 더 잘 완성해야 하겠다는 측면에서 수자원공사의 역할이 중요하고, 여기서 제가 사장으로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Q4-1.물은 우리 생활에 흔하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말씀을 듣고 보니 물 관리가 정말 중요하네요.
네. 세계적으로 40%의 인구가 제대로 된 물을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니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전 세계 인구의 40%가 깨끗한 물, 안전한 물, 충분한 물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엄청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 정책이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하고, 물관리와 관련하여 우리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역할을 하는 것이 제가 사장에 지원한 동기 중 하나입니다. 작년에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신남방, 신북방 정책을 통해 대한민국이, 한국수자원공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물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삶에서도 중요하지만 산업, 농업, 공업에서도 물은 필수 요소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은 굉장히 많은 물을 소비하는 산업 중 하나입니다. 반도체 공장에 물이 많이 들어간다고 하면 의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 미래의 삶의 복지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산업의 영역에서도 안정적인 물의 확보는 정말 중요합니다. 신남방, 신북방 정책에서는 단순히 먹는 물 수준의 요구가 아니라, 산업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공업용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Q5. 한국수자원공사의 비전을 소개해 주세요
한국수자원공사의 역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근대화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수자원 개발 공사’로 시작해서 잘 아시는 소양강 댐을 비롯하여 많은 댐들을 건설하여 국민들에게 생활 용수를 공급하고, 공장을 돌릴 수 있는 공업용수를 확보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해 왔습니다. 1974년에 ‘산업기지개발공사’로 이름을 바꾸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일들을 한국수자원공사가 하게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화공단과 계획도시인 창원공단, 그리고 구미산업단지와 같은 중요한 산업 단지들을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조성하고 거기에 필요한 공업용수 확보의 기반을 만들어 온 것입니다.
 
 
그리고 1988년에 ‘한국수자원공사’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한국수자원 공사에서는 앞서 추진되었던 사업들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 후, 90년 말에 들어오면서 상수도를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서울시나 인천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독자적으로 관리하지만, 경기도에 있는 성남, 수원, 평택 등의 약 500만명의 시민들에게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수돗물을 직접 생산해서 공급하고 있습니다. 원래 상수도 산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었으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전문성이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에 운영을 맡기면서 이제는 전체 국민이 먹는 물의 60%를 한국수자원공사가 공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미 산업 단지의 4, 5단계 사업을 계속 하고 있고, 시화, 안산 쪽에 시화호를 중심으로 하는 시흥시의 시화MTV단지, 화성시에 있는 송산 그린시티가 그것입니다. 최근에 신세계와 화성 국제 테마 파크 조성과 관련한 협약도 체결하여 기반이 되는 토지에 대한 부분들을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하여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에 에코델타시티를 조성 중에 있으며, 이는 국가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으로 선정되어 현재 공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단지 사업과 관련해서, 김포 쪽에 과거에 공해 유발 공장들로 인해 오염된 토양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새롭게 복원하면서 그 지역을 새로운 단지로 조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민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전체 에너지 중에 신재생에너지는 5%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기관이 한국수자원공사로 신재생에너지 총량의 8.5%를 수자원공사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보다 훨씬 많은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바탕으로 기후변화, 기후위기의 시대에 한국수자원공사를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으로는 저감 정책과 적응 정책이 있습니다. 저감 정책은 우리가 이산화탄소 배출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와는 관계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응 정책은 매우 중요합니다. 올해 남부 지역인 광주, 전라도 지역에서 경상도 서쪽 지역까지 온 비의 양은 500년만의 큰 홍수가 온 것입니다. 이 자체가 노멀(normal)한 것은 아니죠. 뉴노멀(New-normal) 시대라고 하는데, 이렇게 충격적이고, 예측하지 못했던 홍수가 오는 것이 새로운 표준입니다. 따라서 사회를 안전하게 하기 위한 기후변화 적응정책으로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의 역할 한 쪽에는 에너지도 있습니다. 댐에 물이 고여 있다 보면 온도에 의한 밀도가 발생하고, 밀도가 높은 차가운 물은 가라앉게 됩니다. 수위는 계속 변하므로 아래에서 물을 취수하게 되어있고,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공급하는 물은 매우 차가운 물입니다. 이 차가운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 수열 에너지입니다. 그리고 댐은 넓은 저수지 면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수면 위에 수상태양광을 설치하는 정책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시화호는 농업용수 공급이 목표였지만, 주변에 농사짓는 곳이 많지 않아 농업용수 사용이 거의 없었고, 수질 오염 때문에 결국 해수유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수질개선과 더불어 해수유통을 하기 위해 만든 것이 조력 발전소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조력발전을 하는 회사이며, 발전용량은 254MW의 세계최대 규모로 소양강 댐의 수력발전 용량과 비슷합니다.
 
 
신재생 에너지의 기본인 수력은 크게 대수력과 소수력으로 나뉩니다. 대수력은 큰 댐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소수력은 낙차가 0.3m~3m 정도의 작은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수력과 조력, 수상 태양광과 수열 에너지. 이 4개의 에너지원을 신재생에너지 생산의 주요 축으로 성장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미래 사업은 물 관리, 상수도, 산업단지, 에너지에 대한 사업들이죠. 거기다가 물 관리 일원화에서 중요한 것은 수질과 수생태계가 조화를 이룰 수 있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하면 물 관리와 물 공급, 산업단지, 에너지. 이것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보통 유엔에서 정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라 하죠. 지속가능개발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기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보통 공기업들은 업무 영역이 하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는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태생부터가 국가 근대화에 앞장서 왔던 공기업이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영역이 계속 확장되면서 역할이 하나씩 붙어 나가는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것들이 한국수자원공사가 해야만 하는 영역입니다. 단지 개발은 지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관련이 있는데 저희는 특히, 산업단지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고, 에너지 부분에서는 물을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에 주력하는 것이 한국수자원공사의 특징입니다.
 
 
 
 
Q5-1. 산업단지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다 하는 줄 알았는데 수자원공사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군요.
지금은 산업 단지도 법이 많이 바뀌어서 지자체에서도 할 수 있어서 그 부분이 많이 나뉘어졌습니다. 다만, 저희가 하는 것은 국가 규모의 매우 큰 대규모입니다. 단지사업은 수자원공사의 업역에 여전히 중요한 사업 중의 하나로 남아있고, 특히 산업 단지라도 환경과 관련된 산업 단지 중 김포 같이 토양이 오염되어 있는 경우는 단순한 단지 개발이 아니라 토양 오염을 정화하고 새로운 산업 단지를 ICT기술과 융합하여 스마트화 하는 것으로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팩토리의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선언한 것은 월드 탑 플랫폼(World Top Platform) 기업으로의 성장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하나의 플랫폼 형태로 발전하여 우리 자체가 플랫폼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플러그인(Plug-in) 되어 있는 회사들이 월드 탑 기업이 되면 우리 회사도 동반 성장하는 개념입니다. 특히 물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수자원공사에서 스타트업 펀딩을 늘려가서 내년 정도까지 약1,000억 정도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 관련해서 승수 효과는 2.5배 정도로 예상되므로 3~4천억 정도의 큰 펀드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관련있는 물관련 중소기업들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켜 주는 것,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사업화가 되지 않은 회사의 스타트업 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서울시에 정수장은 2개, 하수 처리장은 4개밖에 없습니다. 4군데에서 모든 하수를 집중시켜 처리해 버리는 것입니다. 효율적인 면에서는 좋았으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부분을 전력에서 스마트 그리드를 만들 듯이, 물도 그리드화시켜 효율화를 달성하려고 합니다.
 

질적인 면에서는 전력에서 같은 헤르츠라도 전압이 일정하게 갈 수 있게 하여 품질을 유지하는 것 처럼, 물에도 품질이 있습니다. 좋은 수질을 유지해서 마실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깔따구 유충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던 시스템의 한계로, 이대로 갈 것인가 아니면 미래지향적으로 전환시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스마트 기술이 굉장히 중요하고 플러그인 되어 있는 기업들의 기술이 업그레이드되어야 우리 플랫폼이 업그레이드된 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CT 기술이 들어가 있는 여러 감지기술(sensing)이 개발되어서 이전에는 감지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감지할 수 있는 감지기(sensor)가 있습니다. 여기서 빅데이터를 얻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롭게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을 적용하여 사람들과 공장에서 사용하는 패턴들의 정보를 얻어서 각각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맞는 수질을 공급하는 등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에서는 깨끗한 물이 필요 없지만 과도하게 비싸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게 될 수도 있고, 어느 쪽에서는 훨씬 좋은 물을 원하는데 보통수준의 물을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맞춤형으로 전환시켜 줄 수 있는 분산형 공급 장치가 중요하게 대두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것들을 스마트시티, 스마트 팩토리에 담아주자는 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고, 이런 것이 이루어지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삶의 복지도 향상되리라 생각합니다.
 

보통 스마트(Smart) 하면 교통, 통신 쪽으로만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한 인프라를 스마트하게 전환시켜 주지 않으면 그것이 반감될 수 있습니다. 홍수나 가뭄이 났을 때 대응하는 도시. 이런 부분들을 평소에는 잊고 산다는 것이죠. 아무리 스마트화 되어 있어도 물에 다 잠기면 스마트 시스템은 전면중단(all-stop)되어 버립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가동될 수 있게 해 주는 인프라가 바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지향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한 도시를 유지시켜 주기 위한 기본적 스마트 인프라를 한국수자원공사가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전력과 통신망처럼 물, 재난에 대한 것들도 중요한 기본 인프라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 시티의 30% 정도는 우리 회사와 연관된 영역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홍수가 나서 지하도에 순식간에 물이 차서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면 “왜 못 막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개발하고 추구하고 있는 스마트 시티의 모습입니다.
 

이런 것들을 통합하는 데에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인큐베이팅과 기업들을 키우는 것이 그 중의 하나입니다. 공사가 왜 그런 것을 하냐고 하지만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플러그인 되어 있는 기업들이 성장하지 않으면 우리 플랫폼도 성장하지 못합니다. 물은 개인이 쓰지만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기술을 사는 것은 생산자인 우리가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산도 하지만 소비도 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많은 기업이 연결되어 있고 기업들의 매출을 발생시켜주는 소비자가 되는 것이죠. 우리가 이런 부분들을 협업해서 성장시켜 주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중요한 영역입니다.
 

2018년도에 물산업진흥법이 제정되어서 물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게 되었고, 현재 강원도 춘천에 수열 에너지 클러스터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수열 에너지는 스마트 시티와 그대로 연결할 수 있어서 에너지를 산업화 할 수 있습니다. 물 공급과 에너지 생산을 같이 하자는 것입니다. 수열 에너지 같은 경우, 롯데 타워는 냉난방 에너지의 10% 정도를 수열 에너지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 옆의 삼성병원에서도 수열 에너지를 활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근처에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원수가 지나가는 관망이 있어서 물을 빼 오기가 쉽습니다. 에너지만 빼내고 다시 물을 돌려놓는 것이죠. 그 물의 열을 사용하고 있는데, 다시 그 열을 산업 단지에 쓰려고 해서 광명·시흥 도시첨단 산업 단지 적용을 협력 중에 있습니다. 업체들의 에너지원으로 수열을 이용하겠다고 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신재생 에너지에 들어가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6. 플랫폼 컴퍼니로서 협력 부분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대학 간의 산업 협력을 추진하는 부분도 있나요?
수자원 분야와 관련해서 많은 대학들과 MOU 체결을 해왔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와 스마트 시티 관련MOU 체결을 위해 협의를 하고 있고 조만간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도 많은 기여를 해주셔서 현재 추진하는 것과 협업해서 지금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스마트 시티 중에 에코델타 시티 테스트베드의 운영자입니다. 스마트 시티에는 우리가 관여하는 물 문제뿐만 아니라 안전, 의료, 교통 등이 모두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협력의 폭은 매우 넓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후배님들이 기업 아이디어와 마인드를 가지고 같이 지원해주시고 협업해서 동반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위에서 신남방, 신북방 정책을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까지 해외 사업 부분은 주로 수력발전용 댐 건설이었습니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댐을 운영관리하고 있고, 솔로몬과 조지아에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이런 부분들을 해 왔는데, 이제 우리는 물 공급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여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수도 공급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더 늘어난 것이 스마트 시티 쪽입니다. Asia Water Council(AWC)이라는 아시아 물 위원회를 만들어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입지를 가지고 아시아 지역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K-city 쪽으로도 중요한 시장으로 확대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AWC에서 우리 나라 예산을 투입한 Water Project를 통해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 국가의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보여주는 사업입니다. 조금 더 구체화되면 국제적인 투자 은행들과 함께 사업도 개발하는데, 거기에 스마트 시티가 새롭게 들어온 것입니다. . 우리나라에서 스마트 시티의 표준(prototype)이 만들어지면 표준(prototype)의 플랫폼은 여러 레벨로 나누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것은 레벨 10이지만 각각의 국가 수준에 맞추어서 그 부분을 그대로 이식해 줄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정부에서 신남방, 신북방 정책을 강조하는 것은 정치 외교적인 부분입니다. 아시아 쪽에 대한 지위를 강화하고 중앙아시아 쪽에 대한 정치적 영향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공유하면서 같이 공영할 수 있는 것은 그 쪽의 인프라를 키워 주는 것입니다. K-culture처럼 K-city도 우리가 띄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회사의 영문 이름도 K-water입니다. 한국의 물 산업을 확장시키자는 생각입니다.
 
 
 
 
 
Q7. 아시아 물 위원회라는 시도가 플랫폼의 주도자가 되겠다는 이야기로 들렸는데요.
네. 자금과 노력이 많이 들어갑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우리의 노력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K-culture로써 K-water를 확산시켜 나가자는 것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물 복지 지수’를 제안해서 우리나라의 물 복지에 대한 부분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이라는 것이 산업으로 의미도 있지만 실제로 국민들이 누리는 물의 복지도 중요합니다. 인간의 존엄은 우리가 깨끗하고 안전하고 충분한 물을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반영된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로 되어지고 있는지, 부족한 부분을 지수를 통해 평가하면 쉽게 나타납니다. 이 나라는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약점을 어떻게 강점으로 전환시켜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지수입니다. 아시아 지역의 물 복지 향상을 위해서 같이 노력하자는 의미입니다. 우리 나라의 위상, 역할 등을 강화해 줄 것입니다. 이를 통해 비로소 대한민국이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이 어떠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외교력, 정치력과 동일하게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이 그런 부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고, 정말 공영인 것입니다. 공영이라는 부분에 기여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구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문화로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공영의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국가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있고 이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Q8. 여러 글로벌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공대에서도 글로벌 리더 양성을 강조하는데요. 리더로서 활약하기 위해 학생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세계를 읽을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80년대 학번이지만 X세대라고 하는90년대 학번과도 세대차이를 느낍니다. 90년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해외 여행 자율화 덕분에 배낭 여행이 시작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젊었을 때부터 선진국부터 후진국까지 여러 문화를 체험해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이 현재는 리드를 하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은 그 외의 나라들이 훨씬 많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세계를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세계 역사, 정치, 경제적인 공부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민감해야 하고 이런 부분들을 기본 교양으로 쌓아야 한다고 봅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영역을 이용하여 충분히 세계 속에서의 역량과 기술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너무 국내만 생각하지 말고 유목민이 가지고 있는 어디든지 움직일 수 있는, 계절에 따라서 필요에 따라 양떼를 몰고 미지의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창의성과 용기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 해야겠습니다. 선천적일수도 있지만 교육을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내가 움직이는 땅이 우리나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세계가 나의 땅이고 영역이라는 생각으로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저 때만 하더라도 우리 나라는 세계 속에서 못 사는 나라로 인식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외국에 나가면 저는 느낍니다. 옛날에 외국에서 받은 느낌과 지금은 전혀 다릅니다. 자신감을 가져도 될 정도로 잘 사는 나라가 되었으니 우리가 할 일이 더 많다는 생각을 가지고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세계에 대해서 잘 알고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것에 맞추어서 자신의 전문 능력, 외국어 능력들을 키워야 합니다.
Q9. 리더의 자질은 무엇인가요? 공대 후배 구성원들에게 사회 리더의 자질을 가질 수 있게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우선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 수립을 위한 역량을 준비하고 실행해 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는 리더십이 카리스마형 리더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번트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단순한 서번트리더십(Servant Leadership)은 리더십이 아닙니다. 기본적인 자기의 성향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직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직원을 수단이 아닌 같이 성장해야 하는 사람으로 보아야 합니다. 자신의 비전을 직원들과 같이 공유할 수 있어야 리더입니다. 그리고 공유는 소통입니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앞서 나가지 않고 명령만 하는 것은 존경받기 어렵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간다는 것은 직원과 리더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성취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동반자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나의 성장과 나의 성공이 아니라 우리의 성장과 우리의 성공이 되어야 한다는 열린 마음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목적 의식은 당연하고, 목적을 달성하는 것만이 리더의 의미가 아니라, 같이 하는 사람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목적을 달성했을 때의 열매와 성취감을 공유할 수 있는 리더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10. 마지막으로 살아오면서 가지게 된 좌우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단순한 부분이지만 ‘정직, 성실, 겸손’입니다. 정직하다는 것은 나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 대해서 속이지 않는 것입니다. 리더로서 모습은 내가 가지고 있는 비전이 명확한 모습입니다. 성실은 시작과 끝이 같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처음 비전을 가졌을 때의 마음과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결심이 변하지 않고 끝까지 가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생각이 움직일 수도 있고 몸이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겸손에 있어서는, 내가 사장이라고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사장과 직원이라는 역할이지만, 같은 배를 탄 동료라는 것입니다.
 
 
동료에 대해서 존중, 존경, 인정,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잘못에 대해서는 지적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람에게 새롭게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앞으로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으로 일을 하는 동안에도 그 모습들은 제가 충실히 견지하면서 나아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