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소식

‘압축 공기 생산’ 트램펄린
 
서울대 공대 학생들이 치과의료가 발달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한 장비를 개발했다.
 
서울대 공대(학장 차국헌)는 기계항공공학부 안성훈 교수가 담당하는 2학기 공과대학 ‘제조고려설계’ 수업에서 기계항공공학부 김재인, 신교욱, 박세훈, 윤소희(박용래 교수 연구실)씨 팀이 치과 치료에 필수적인 압축공기를 생산하는 트램펄린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제조고려설계는 개발도상국과 소외계층에게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혜택을 제공할 제품을 개발하는 창의적 적정기술 제품개발 교과목이다.
 
팀원들은 탄자니아 아동들의 어려운 환경에 주목했다. 탄자니아 아동들은 지하수에 식용 가능 농도를 초과하는 불소가 함유돼 치아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치과 의료 수준도 열악하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장비를 개발하자는 데 의견이 맞춰졌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공유한 팀원들은 아이들이 뛰어놀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의 트램펄린을 개발하게 됐다.
 
이 장비는 아이들이 트램펄린에서 뛰며 만든 압축공기를 탱크에 저장하고, 학생들이 개발한 제어 시스템을 이용해 공기압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흔히 치과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 기기에는 1~2bar의 압축공기가 필요한데, 밸브를 조절해 적정 수준의 압축공기를 사용할 수 있다.
 
트램펄린은 치과용 기기 구동에 필수적인 압축공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어 탄자니아처럼 의료용 압축공기 조달이 어려운 곳에서도 치과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데, 김씨는 “탄자니아 국민에게 치과 치료가 시급하고, 그곳에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치과 치료도 도우면서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다 트램펄린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 트램펄린은 내년 1월 공대 글로벌솔라봉사단이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탄자니아 음칼라마 마을에서 과학교육 봉사와 함께 의료 봉사활동을 하면서 직접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용하게 된다. 또한 서울대탄자니아적정기술거점센터(iTEC)가 탄자니아에서 주최하는 국제SMART창업경진대회에도 참가하여 탄자니아 팀들과 실용화와 창업의 아이디어를 겨루게 된다.
 
‘제조고려설계’ 수업에서는 이밖에 트램펄린 보다 소형인 휴대용 치과 드릴, 자전거를 이용한 백신 냉장고, 풍선기구를 이용한 백신 온도 유지 장치, 불소 제거 식수 필터, 태양광을 사용한 쓰레기 수거장치, 팔꿈치 탈골 치료를 위한 재활 장치와 컴퓨터 게임, 손목터널증후군 치료장치 등 각양각색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수업은 안성훈 교수의 강의 및 지도와 함께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멘토로 제품개발의 지원하는데 치과 치료의 문제는 치과대학의 한동헌 교수, 백신전달문제는 국제백신연구소(IVI)의 비탈 모가살레 박사, 탄자니아 현지문제는 이협승 탄자니아적정기술거점센터 센터장, 디자인은 미대 디자인 학부의 윤주현 교수, 특허는 법학전문대학원의 심영택 교수와 이-버드 국제특허법률사무소의 송정부 변리사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안성훈 교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한 학기 내내 봉사활동에서 쓰일 제품들을 고민하고 직접 설계해 만들고 특허도 출원했다"며 "다양한 전공의 교수님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여러 각도에서 의견을 제시한 것이 좋은 제품이 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교육이 봉사와 연구까지 연결되는 공학교육을 이 수업을 통해 개발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